제2부
AI의 최종 비즈니스 모델
― 빅테크는 무엇을 보고 수천억 달러를 베팅하는가
지난 글에서 나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빅테크는 도대체 어떻게 AI에 투자한 천문학적인 돈을 회수하려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구독료를 떠올린다.
월 20달러.
많아야 200달러.
기업용 계약을 맺더라도 결국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AI를 사용할수록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빅테크는 챗봇을 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인간의 시간을 사고파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AI의 상품은 '답변'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AI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는다.
그래서 AI의 상품이 '답변'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AI가 생산하는 것은 답변이 아니다.
시간이다.
직원이 사흘 동안 작성해야 할 보고서를 한 시간 만에 끝낸다면, 기업은 이틀 반이라는 시간을 얻는다.
프로그래머 열 명이 일주일 동안 수정해야 할 코드를 하루 만에 정리한다면, 기업은 여섯 날을 번 셈이다.
AI는 시간을 만들어 내는 기계다.
그리고 기업은 오래전부터 시간을 사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 왔다.
AI는 최초의 디지털 직원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기업은 사람을 채용했다.
앞으로는 어떨까.
"AI 회계사"
"AI 변호사"
"AI 설계사"
"AI 연구원"
"AI 고객상담원"
이런 직함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물론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 한 사람이 하루에 처리하던 업무의 절반, 혹은 70%를 AI가 맡는 순간 기업의 비용 구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AI의 진짜 시장은 개인이 아니라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이 내는 월 20달러보다, 기업이 생산성을 위해 지불하는 수백만 달러의 계약이 훨씬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AI는 운영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1990년대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웹브라우저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은 모든 프로그램이 움직이는 기반이 되었다.
AI도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
언젠가는 컴퓨터를 켜자마자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대신 AI에게 말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다음 주 출장 일정을 잡아."
"이번 달 매출을 분석해."
"거래처에 계약서를 보내."
"회의 자료를 만들어."
AI는 사람 대신 여러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실행하며 결과를 가져온다.
그 순간 AI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새로운 운영체제가 된다.
바로 이 지점을 빅테크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AI는 인간의 시간을 거래하는 산업이다
경제학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 결국 가장 큰 부를 만든다.
증기기관은 운송 시간을 줄였다.
전기는 생산 시간을 줄였다.
인터넷은 정보 전달 시간을 줄였다.
AI는 판단하는 시간을 줄인다.
이것이 AI 혁명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기업은 AI에게 답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산다.
그리고 시간이야말로 모든 산업에서 가장 비싼 자산이다.
그러나 승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착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AI 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모든 AI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시대에도 수많은 닷컴 기업이 사라졌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수많은 앱이 사라졌다.
AI도 마찬가지다.
기존 모델 위에 보기 좋은 화면만 덧씌운 기업은 원천 모델이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순간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세 부류일 가능성이 높다.
첫째, AI 모델 자체를 만드는 기업.
둘째, AI가 돌아가는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
셋째, AI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독점 데이터를 가진 기업.
나머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다음 질문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만약 AI 시대의 승자가 정해진다면,
대한민국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
AI 서비스를 만드는 나라가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AI를 움직이는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를 책임지는 나라가 되어야 하는가.
다음 글에서는 바로 그 질문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려 한다.
(제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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