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명,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 번외편


정답을 외우는 아이보다 질문하는 아이를 키워라

매형에게는 딸 하나와 아들 둘이 있다.

큰딸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내가 공부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여러 조카들을 가르쳐 봤지만 그 아이는 유난히 이해력이 뛰어났다. 하나를 설명하면 셋, 넷을 스스로 깨닫는 아이였다.

나는 정답을 맞힐 때마다 습관처럼 말했다.

"짜식! 제법이네?"

내 나름대로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매형이 나를 따로 불렀다.

"그런 식으로 칭찬하지 마. 잘한 건 잘했다고, 틀린 건 왜 틀렸는지만 이야기해. 아이를 평가하려 들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기다려 줘."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았다.

그 뒤부터는 답을 맞혔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는 점점 더 활발해졌고 질문도 많아졌다. 결국 전교회장을 맡았고, 서울의 누구나 아는 명문대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물론 그 아이가 성공한 이유를 그 일 하나에서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배웠다.

교육은 정답을 주입하는 일이 아니라, 생각하는 용기를 지켜 주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사람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은 정해진 답을 가장 잘 외운 사람들이 아니라, **'왜 이것만이 정답이어야 하지?'**라고 묻던 사람들이었다.

세상은 그들을 종종 괴짜라고 불렀다.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는 계산만 잘하면 된다는 상식을 깨고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했다.

빌 게이츠는 모든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일 것이라고 믿었다.

일론 머스크는 민간기업이 로켓을 만들고 전기자동차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샘 올트먼은 생성형 AI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며 인터넷 이후 가장 큰 산업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들이 언제나 옳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남들이 당연하다고 믿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혁신은 늘 질문에서 시작됐다.

오늘날 우리 교육은 어떠한가.

정답을 얼마나 빨리 맞히는지는 끊임없이 평가하지만, 새로운 질문을 얼마나 잘 만들어 내는지는 거의 평가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왜 그런 거예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를 묻기 시작하면 오히려 진도를 방해한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암기력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지식을 찾아내는 속도도 AI가 훨씬 빠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나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AI는 이미 수많은 답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는 아직 인간의 몫이다.

대한민국이 AI 시대의 선도국가가 되기를 원한다면, 아이들에게 정답을 하나 더 외우게 하기보다 질문 하나를 더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교사를 귀찮게 할 만큼 호기심 많은 아이, 기존의 틀을 의심하는 아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는 아이들이 자라날 때 비로소 세상을 바꾸는 기술도 함께 탄생한다.

문명을 발전시킨 것은 언제나 정답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그리고 AI 혁명 시대에도 그 사실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