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국가연합체, 꿈만이 아니다

 


한몽 국가공동체 50년 구상

국경은 남겨두고 공동체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 국빈방문 소식을 접하며 문득 오래전부터 가슴 한편에 품어왔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이번 정상회담도 핵심광물 공급망과 경제협력 확대라는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우리는 왜 늘 오늘의 계약만 이야기하고, 30년 뒤와 50년 뒤의 국가 전략은 이야기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은 앞으로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거대한 파도와 마주하게 된다. 동시에 반도체와 AI, 첨단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몽골 역시 고민이 있다.

광활한 국토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내륙국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자본, 기술 부족이라는 현실을 안고 있다.

이 두 나라가 단순한 교역 상대를 넘어 장기적인 공동체를 꿈꾼다면 어떨까.

진즉에 나돌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풍문일 수도, 호사가들의 안주꺼리 처럼 인구에 회자되던 이야기.

들을 때마다 꿈결처럼 아스라한,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렸었다.

한몽연합국(韓蒙聯合國)

나는 이것을 **'한몽 국가공동체'**라고 부르고 싶다.

물론 이것은 당장 국경을 없애거나 국가를 합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국경은 그대로 두되, 사람과 경제, 교육과 문화를 조금씩 연결하여 수십 년에 걸쳐 하나의 생활권을 만들어 가자는 제안이다.

비움과 채움의 만남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과 IT 기술, 자본, 교육 수준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와 핵심광물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며, 국토는 좁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와 저출생이 진행되고 있다.

반대로 몽골은 한반도의 약 7배에 달하는 국토와 풍부한 구리, 희토류, 우라늄, 석탄 등 다양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산업으로 연결할 자본과 기술,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

한쪽은 기술이 있지만 자원이 부족하고,

다른 한쪽은 자원이 있지만 기술과 자본이 부족하다.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 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두 나라는 충분한 상호 보완성을 가진다.

왜 하필 몽골인가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국가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제3의 이웃' 정책을 통해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와 협력을 확대해 왔다.

한국 역시 특정 국가에만 공급망을 의존하는 위험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양국의 협력은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하는 전략이 아니라, 서로의 경제적 안정성과 선택지를 넓히는 협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동체는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국가공동체는 조약 몇 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짜 공동체는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양국이 장기적인 미래를 꿈꾼다면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대상은 광산이 아니라 청년이다.

공동 장학사업을 확대하고,

복수학위 제도를 늘리고,

청년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며,

전문직 자격을 단계적으로 상호 인정하고,

장기 체류 비자를 확대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한 몽골 청년들이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한국 청년들이 몽골에서 창업과 연구를 이어가는 일이 자연스러워진다면,

두 나라는 계약보다 훨씬 강한 신뢰를 얻게 된다.

정치보다 먼저 생활권을 만든다

처음부터 '국가연합'이라는 거대한 간판을 내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조용히 생활권을 넓혀 가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양국 간 로밍 요금을 없애고,

전자결제 시스템을 연동하며,

금융 송금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연금과 사회보장 협정을 확대하고,

장기 체류자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일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여기에 기업 투자와 공동 산업단지, 핵심광물 개발, AI 연구협력, 에너지 프로젝트가 더해진다면 양국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경제권으로 가까워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10년, 20년, 30년에 걸쳐 조금씩 쌓여야 한다.

그러나 역사 속의 대부분의 공동체는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다.

세포를 섞는다는 것

나는 이 구상을 '세포를 섞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국가가 국경을 지운다고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청년들이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일하고,

함께 연구하고,

서로 사랑하여 가정을 이루고,

다음 세대가 태어나면,

그때는 국경이 남아 있어도 공동체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조약보다 사람의 인연이 오래간다.

외교문서보다 가족이 더 강하다.

국가는 둘일지 몰라도 삶은 하나가 될 수 있다.

50년 뒤를 바라보는 외교

대한민국은 지금 새로운 국가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만으로도 부족하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긴 호흡의 외교가 필요하다.

이번 한몽 정상회담이 단순히 몇 톤의 광물을 확보하는 성과로만 기억되지 않았으면 한다.

30년, 50년 뒤를 내다보며 두 나라가 함께 번영할 수 있는 장기 비전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한몽 국가공동체는 당장 실현될 계획이 아니다.

어쩌면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의 미래는 언제나 누군가의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오늘의 상상이 내일의 정책이 되고,

내일의 정책이 다음 세대의 현실이 된다.

국경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국경보다 먼저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고, 가족이 된다.

진정한 공동체는 국경을 없애는 순간이 아니라, 서로의 삶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한몽의 미래도, 어쩌면 바로 그 길 위에서 열릴지 모른다.

우리는 몽고반점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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