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재명 지지율이 쉽게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 문제는 지지율이 아니라 대통령이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데 있다
나는 다음 주 발표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틀릴 수도 있다. 여론조사는 표본에 따라 출렁이고 조사기관과 조사 방식에 따라 수치도 다르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이 글을 써둔다. 다음 주 숫자가 나온 뒤 결과에 맞춰 말을 바꾸지 않고,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지를 기록해두기 위해서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예측한다.
설령 다음 주 어느 조사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하더라도 지금의 정치적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쉽게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보는 이유는 부동산도, 경제도, 언론도 아니다.
대통령이 지금 자신의 지지율이 왜 떨어지고 있는지를 잘못 읽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1. 사라진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설명하는 분석은 넘쳐난다.
부동산 정책 때문이다. 민생 때문이다. 중도층이 이탈했다. 보수층이 결집했다.
모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 먼저 아주 단순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취임 초기 이재명 대통령을 그토록 열렬하게 지지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최근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6주 연속 하락해 40.2%를 기록했고, 한국갤럽의 8월 28일 조사에서도 긍정평가는 42%, 부정평가는 50%였다.
더 눈여겨볼 것은 정당 지지도의 움직임이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은 39%, 국민의힘은 25%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와 같았다.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간 만큼 국민이 국민의힘으로 몰려간 모습은 적어도 이 조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물어야 한다.
대통령에게서 떠난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가.
나는 여기서 한 가지 가설을 제기한다.
겉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가운데 상당 부분에는 김민석 대표와 현재의 당 운영 방향에 대한 거부감이 대통령 지지율을 통해 투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들은 국민의힘으로 간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 자체를 버린 것도 아닐 수 있다.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당이 흘러가고 있고 대통령마저 그 방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는 방식으로 경고장을 보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일반적인 민심 이반과 성격이 달라진다.
2. 가장 무서운 것은 반대자가 아니라 입을 닫은 지지자다
정치인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원래부터 자신을 싫어했던 사람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 싸우다가 어느 날 입을 닫은 사람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초기 높은 지지율에는 단순한 호감층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을 거치면서 거리에서 싸우고, 온라인에서 싸우고, 주변 사람을 설득하고, 민주당을 지키고,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에너지를 쏟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이재명은 단순히 행정을 잘하는 대통령 후보가 아니었다.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윤석열 정권을 거치며 훼손됐다고 생각한 민주주의와 국가 시스템을 복원하라는 정치적 명령을 위임받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뒤 그들이 기대했던 개혁의 속도와 방향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대통령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경찰 수사의 허점과 역량 문제가 드러나자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경찰 수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바로잡을 최소한의 장치를 남겨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을 했을 수 있다.
나는 그 고민 자체를 개혁에 대한 배신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정치에서는 의도만큼 신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내에서 보완수사요구권 등의 방식으로 절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음에도 대통령이 자신의 구상을 계속 강조하는 모습은 핵심 지지층에 다른 신호로 전달됐다.
“혹시 우리가 기대했던 검찰개혁의 방향 자체가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바로 그 지점에서 균열이 시작됐다고 나는 본다.
의구심은 상실감이 되었고, 상실감은 실망으로 변했다.
그리고 실망이 반복되면서 일부에게는 배신감으로까지 번졌다.
3. 대통령에 대한 실망인가, 김민석에 대한 거부인가
여기에 전당대회가 겹쳤다.
김민석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과 신천지 개입 의혹, 이중당적 논란 등은 선거가 끝났다고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실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는 조사와 증거로 밝혀야 한다. 나는 확인되지 않은 일을 사실이라고 단정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무엇이 남았느냐는 것이다.
당내 경쟁 과정에서 상대편을 향해 던져진 의혹이 결과적으로 경쟁 세력을 내란세력과 연결될 수도 있는 집단처럼 의심하게 만드는 프레임으로 작동했다면, 전당대회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다시 동지가 되기는 어렵다.
더구나 대통령이 당대표 선거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의심하는 지지층이 존재한다면 문제는 김민석 개인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김민석에 대한 거부감이 대통령에게 역류한다.
나는 지금 대통령 지지율에 나타나는 이상징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지율 관리가 아니다.
대통령과 당 지도부 사이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핵심 지지층이 무엇을 문제 삼고 있는지를 정확히 듣는 일이다.
4. 그런데 대통령은 엉뚱한 다리를 긁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
“우리가 그동안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
진보 진영을 더 품고 가야 한다는 뜻이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오히려 놀랐다.
아직도 원인을 그렇게 보고 있는가.
그들이 대통령에게 무엇을 더 챙겨달라고 했던가.
자리 하나 달라고 했는가. 예산을 더 달라고 했는가. 진보진영에 특별대우를 해달라고 했는가.
아니다.
그들이 요구했던 것은 자신들을 챙겨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왜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그토록 싸웠는지를 기억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왼쪽을 더 챙겨야겠다”는 처방은 상처 난 지지자에게 약이 아니라 또 하나의 모욕처럼 들릴 수도 있다.
우리는 삐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이 우리가 기대했던 대통령과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차이를 대통령이 읽지 못한다면 문제는 지지율 몇 퍼센트가 아니다.
현실인식의 문제다.
5. “누워도 비난한다”는 대통령의 말
더 걱정스러운 장면은 8월 25일 국무회의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을 수정하면 언론이 ‘오락가락’한다고 비난하고, 국회와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일방적’이라고 비난한다면서 말했다.
“앞으로 가도 비난, 뒤로 가도 비난, 서 있어도 비난, 앉아도 비난, 누우면 누웠다고 비난한다.”
물론 억지 비판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해도 공격하는 언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지율이 장기간 하락하고 있는 대통령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질문은 그것이 아니다.
“언론은 왜 나를 이렇게 비난하는가”가 아니라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왜 나에게서 마음을 거두고 있는가”여야 한다.
자신에게 보내는 경고음을 언론의 소음으로 착각하기 시작하면 위험하다. 언론은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이재명 편은 없었다.
그 질문을 하지 않는 한 대통령은 계속 남의 다리를 긁게 된다.
6. 중도확장인가, 자기 기반의 해체인가
중도확장은 필요하다.
집권세력이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고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자신을 찍지 않은 국민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도확장과 자기 기반의 해체는 전혀 다른 문제다.
기존 지지층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개혁과제를 뒤로 미루면서 외연확장만 서두른다면 그것은 중도확장이 아니라 정치적 중심의 이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민주·진보 진영 내부에서는 조국혁신당과의 관계에서는 거리를 두면서 개혁신당을 포함한 외연확장을 모색하는 듯한 모습을 보며 묻게 된다.
도대체 민주당은 어디로 가려는 것인가.
중도층 한 사람을 얻기 위해 기존 지지자 한 사람을 잃는다면 그것은 확장이 아니다.
더구나 새로 들어온 한 사람은 느슨한 지지자인데 떠나는 한 사람이 수년 동안 돈과 시간과 행동을 바쳐온 적극적 지지자라면 정치적 손익은 1대1조차 아니다.
정치는 단순한 머릿수 계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7. 민주당TV가 던지는 불길한 신호
바로 이런 시점에 민주당TV가 출범한다.
나는 민주당이 자체 미디어를 갖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정당이 자기 정책과 주장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정치적 인상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속보를 생명으로 하는 방송이 아니다.
누가 뉴스를 30분 먼저 전하느냐로 경쟁하는 방송도 아니다.
뉴스를 고르고, 서로 떨어져 보이는 사건을 연결하고, 그 배경을 해석하는 데 경쟁력이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 압도적 1위 방송이다.
게다가 동접자수에 있어서는 전세계 유튜브 실시간 방송 가운데 2위를 꾸준히 유지하는 천연기념물 같은 채널이다.
좋든 싫든 오랜 시간 그렇게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상당한 민주·진보 성향 청취층을 확보해왔다.
최욱의 매불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TV가 기존 진보 미디어보다 먼저 방송을 시작하고 당대표가 전면에 나서며 당의 뉴스와 메시지가 그곳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기존 방송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물론 김민석 대표의 실제 의도가 김어준이나 최욱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증거는 없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의도 못지않게 상대와 지지층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민주당TV가 기존 진보 미디어의 영향력을 줄이고 당 지도부가 진영 내부의 의제설정권을 되찾기 위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면 어떻게 될까.
설령 성공한다고 해보자.
뉴스공장 청취자가 줄고 민주당TV 시청자가 늘어난다.
그래서 무엇을 얻는가.
어제까지 같은 편이었던 사람들을 둘로 나눠 한쪽에 있던 숫자를 다른 쪽으로 옮겨놓은 것이 전부다.
더 위험한 것은 그다음이다.
김어준과 최욱을 신뢰하는 층과 당 공식채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층 사이에 불신과 적대감이 생기기 시작하면 방송 청취자의 분산은 정치적 세력의 분화로 발전한다.
그러면 김민석은 무엇을 얻는가.
민주당은 무엇을 얻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무엇을 얻는가.
정치에서 가장 어리석은 승리는 자기편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지금 민주당이 싸워야 할 상대는 김어준도 최욱도 아니다.
그들의 방송을 듣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더욱 아니다.
그들을 설득해야 할 사람으로 보지 않고 영향력을 빼앗아야 할 경쟁시장으로 보기 시작한다면 민주당TV의 성공이 오히려 민주당의 실패가 되는 기묘한 역설이 생긴다.
8. 더 위험한 것은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인식이다
여기서 나는 아직 답을 알 수 없는 질문 하나를 던진다.
이러한 움직임에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도 실려 있는가.
현재 공개된 사실만으로 대통령이 기존 진보 유튜브의 영향력을 줄이라고 지시했다거나 민주당TV 출범에 그러한 주문을 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따라서 그렇게 주장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지지층이 그렇게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후유증은 발생한다.
특히 청와대까지 자체 영상 콘텐츠와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당과 청와대가 나란히 독자적인 메시지 유통망을 구축하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일부 지지자들은 그것을 단순한 홍보 강화가 아니라 진영 내부의 여론 주도권 재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 순간 문제가 달라진다.
김민석에 대한 반감이 김민석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대통령도 같은 생각인가?”
라는 질문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지는 순간,
김민석에 대한 거부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거부로 환산되기 시작한다.
나는 이것이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직면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고착화 경로라고 본다.
9.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 내가 볼 숫자는 하나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다음 주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 숫자 하나만 보지 않을 것이다.
네 가지를 함께 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민주당 지지율, 국민의힘 지지율, 그리고 무당·유보층.
만약 대통령 지지율이 또 떨어지는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그만큼 올라가지 않는다면 내 가설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좌우 이동이 아니다.
지지층의 철수다.
특히 민주당 지지율까지 함께 떨어지고 무당층이나 판단 유보층이 늘어난다면 신호는 더욱 분명해진다.
“국민이 보수화됐다”가 아니라,
“우리 편이 싸우기를 그만두고 있다.”
는 경고일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이 글의 전망은 틀린 것이다.
다음 주 숫자가 판단하게 하면 된다.
그래서 이 글을 결과가 나오기 전에 쓴다.
10. 내가 더 두려워하는 것은 지지율 30%대가 아니다
진짜 위험은 대통령 지지율이 38%냐 42%냐가 아니다.
열성 지지층의 실망이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정치적 에너지는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실망에서 당 지도부 책임론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다음에는 노선투쟁이 시작된다.
왜 개혁하지 않았느냐.
누가 대통령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느냐.
왜 전당대회가 이렇게 됐느냐.
대통령은 왜 당대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자초했느냐.
김민석 지도체제는 무엇을 위해 출범했느냐.
민주당TV는 누구와 싸우기 위해 만든 방송이냐.
이 질문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지지율 관리 문제가 아니다.
김민석 대표 책임론과 퇴진 요구가 등장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당의 진로를 둘러싼 세력 간 분화가 심해지고, 최악의 경우 분당론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는 그것이 내일 당장 벌어진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정치적 재료들이 하나씩 쌓이고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분당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먼저 마음이 갈라진다.
그다음 지지자들이 떠난다.
그다음 서로 다른 방송을 듣는다.
서로 다른 설명을 믿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정치인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다.
당이 갈라지는 것은 마지막이다.
11. 김민석을 둘러싼 문제가 대통령의 문제가 되는 순간
그래서 나는 김민석 대표 문제가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한 정치인의 호불호 문제가 아니다.
김민석 체제가 당의 통합에 기여하는지, 아니면 전당대회에서 생긴 균열을 확대하고 있는지를 대통령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이 올 수 있다.
만약 지금의 지지율 하락에 김민석 지도체제에 대한 핵심 지지층의 거부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는 내 가설이 맞다면, 대통령이 김민석 체제와 정치적으로 한 몸처럼 인식되는 동안 지지율은 쉽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김민석 체제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진영 내부의 여론을 설득하기보다 독자적인 미디어를 구축해 그 영향력을 상쇄하려 한다는 인상까지 준다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대통령이 선택해야 할 것은 김민석이냐 김어준이냐가 아니다.
그런 식으로 문제가 설정되는 순간 이미 실패한 것이다.
대통령이 판단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지금 이 정치적 선택들이 자신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있는가, 갈라놓고 있는가.
그 답이 후자라면 서둘러 바로잡아야 한다.
12. 우리를 챙기지 마시오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지층을 향한 시혜가 아니다.
“왼쪽도 좀 챙기겠다”는 말도 아니다.
언론이 무엇을 해도 자신을 비난한다는 푸념은 더더욱 아니다.
필요한 것은 아주 간단하다.
왜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사람들이 나에게서 마음을 거두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을 자신의 주변에서 찾지 말고 떠나간 사람들에게서 들어야 한다.
아직 돌아올 수 있을 때 말이다.
지지율은 회복할 수 있다.
정책도 수정할 수 있다.
인사도 바꿀 수 있다.
정치적 판단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배신감으로 변해버린 정치적 신뢰는 회복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나는 다음 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번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고 한두 번의 등락과 관계없이 지금의 정치적 조건이 계속된다면 지지율의 본격적인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대통령은 그 숫자를 부동산 탓, 언론 탓, 왼쪽을 덜 챙긴 탓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숫자가 대통령에게 묻고 있는 것은 어쩌면 훨씬 단순한 질문일지 모른다.
“우리가 왜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는지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까?”
그러므로 나는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를 챙기지 마시오.
우리가 왜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는지를 기억하시오.
대통령이 지금 서둘러 찾아야 할 것은 새로운 지지층이 아니다.
떠나고 있는 사람들이 왜 문을 닫았는지, 그 이유부터 찾아야 한다.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다음 주의 지지율 하락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다음 주다.
그리고 더 늦어지면 문제는 지지율이 아니다.
당이 갈라지고, 지지층이 갈라지고, 끝내 대통령과 지지자 사이의 믿음까지 갈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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