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해선 안 될 사람은 정작 김민석 본인이잖아?

 


                     여당을 하면 안 된다???

                 ― 김민석의 뺄셈 정치, 민주당은 누구를 자꾸 밖으로 밀어내는가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오늘 참으로 무서운 말을 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을 두고 한 말이다.

대통령의 인사 문제에 의견이 있으면 당 내부의 통로를 이용해 전달하고, 최종적으로 인사권자가 결정을 내리면 그 결론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집권여당 대표가 할 수 있는 말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당을 하면 안 된다.”

김용민 의원을 법사위에서 사보임시키라는 방송 댓글에는 그것 역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김지용이라는 한 사람의 적격성보다 훨씬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도대체 김민석 대표가 생각하는 여당은 무엇인가.

여당은 대통령의 모든 판단에 박수치는 사람들만 모여 있어야 하는가.

대통령이 인사권자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있다는 것과 그 인사에 대한 비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대통령에게는 헌법상 계엄 선포권도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면 여당 의원은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반대했으니 “여당을 하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가.

계엄을 저지른 윤석열정권과 국힘당의 행태를 봤지 않는가?

계엄에 어느 의원 한 사람 저항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암묵적 동의로 일관한 국힘당은 존폐의 갈림길 까지 내몰렸었다.

그럴 수는 없다.

권한이 있다는 것과 그 권한의 행사가 비판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

여당 의원이기 전에 국민의 대표이고, 자신의 양심과 판단에 따라 대통령의 정책에도 찬성할 수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그것이 의회정치다.

물론 집권여당에는 책임이 있다.

정부와 사사건건 싸우면서 국정을 흔들어서도 안 되고, 확인되지 않은 풍문만 가지고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김민석 대표가 말한 “먼저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하라”는 원칙까지 나는 문제 삼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내부에서 논의한 뒤에도 생각이 다르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도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

입을 열면 여당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바로 여기서 나는 김민석 대표의 리더십에 심각한 의문을 갖는다.


김용민은 민주당에서 검찰·사법개혁의 법률적 논의를 오랫동안 담당해온 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모든 주장이 옳다는 뜻이 아니다.

김지용에 대한 그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반박하면 된다.

김지용이 왜 중수청장으로 적합한지 설명하고, 김용민이 제기한 우려 가운데 무엇이 사실과 다르며 어떤 판단이 잘못됐는지를 논리와 사실로 설득하면 된다.

그것이 정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질문이 바뀌어버렸다.

“김지용이 중수청장으로 적합한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사람들이 느닷없이

“김용민이 여당 의원으로 적합한가?”

를 묻기 시작했다.

나는 이것이 매우 위험한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김용민을 법사위에서 빼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김용민을 법사위에서 빼면 민주당은 무엇을 얻는가.

검찰개혁이 빨라지는가.

사법개혁의 법률적 완성도가 높아지는가.

국민의힘의 공세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당내에 대통령의 인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하나 줄어드는 것뿐인가.

당대표라면 바로 이 손익을 계산해야 한다.


나는 요즘 김민석 대표의 정치에서 자꾸 뺄셈을 본다.

생각이 다르면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경고한다.

공개적으로 반대하면 “여당을 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도 말을 들을 것 같지 않으면 “기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급기야 상임위에서 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당을 운영하면 당장은 조용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통합이 아니다.

침묵이다.

정치는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을 데리고 가는 기술이 아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까지 같은 울타리 안에 붙잡아 두고, 싸우고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다.

그래서 정치지도자의 능력은 자기 말을 얼마나 잘 듣게 만드느냐보다 자기와 다른 사람을 얼마나 많이 품을 수 있느냐에서 드러난다.

지금 민주당의 처지가 그렇게 한가한가.

국민의힘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보수언론을 비롯한 레거시미디어는 여권의 인사 문제와 내부 갈등을 연일 확대해서 다루고 있다.

김승원 문제까지 터졌다.

대통령과 민주당이 힘을 합쳐도 외부의 공격을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다.

그런데 당대표가 새로운 내부전선을 계속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사람을 하나씩 쳐내는 정치가 아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붙잡는 정치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검찰개혁 문제다.

김민석 대표는 총리 시절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을 통해 검찰개혁 후속 제도 설계를 관할했다.

당시에도 핵심 후속입법을 얼마나 충실하게 완성했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당대표가 된 뒤 다시 검찰개혁 TF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검찰개혁은 구호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수사와 기소의 관계, 보완수사권, 공소청과 중수청의 권한, 형사소송법을 하나하나 법률로 설계해야 한다.

그 복잡한 작업을 국회 법사위에서 오랫동안 파고들어 온 의원 가운데 하나가 김용민이다.

그런 사람의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법사위에서 빼는 것을 “방법 중 하나”라고 말한다면 나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때 하지 못한 일을 지금 하자는 사람을 왜 빼려고 하는가.

김용민이 틀렸다면 논쟁에서 이기면 된다.

법률로 반박하면 된다.

정책으로 설득하면 된다.

왜 사보임인가.


나는 김민석 대표에게 최근 가장 부족해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숙고의 정치다.

당대표의 말은 유튜버의 말과 다르다.

당대표가 “여당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 그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다.

당대표가 현직 법사위원을 두고 “사보임도 방법”이라고 말하면 그것 역시 방송 중 지나가는 말 한마디로 끝나지 않는다.

당사자에게는 정치적 경고가 되고, 다른 의원들에게는 하나의 신호가 된다.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 당신의 자리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 말이다.

그 정도 무게의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말이 당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도자의 말에는 그래서 절제가 필요하다.

특히 당내 갈등이 극심할수록 대표는 마지막까지 말을 아껴야 한다.

누군가 흥분하면 식혀야 하고, 서로 삿대질하면 가운데 서야 하고,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사람이 있으면 붙잡아야 한다.

그것이 대표다.

대표가 가장 앞에서 삿대질을 시작하면 누가 싸움을 말리는가.


나는 김민석 개인의 선악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지금 묻고 싶은 것은 오직 하나다.

그의 정치가 민주당을 더 크게 만들고 있는가, 더 작게 만들고 있는가.

대표가 된 뒤 당내 갈등은 줄었는가.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은 줄었는가.

서로 다른 세력을 하나로 묶었는가.

외부의 공격에 맞설 우군은 늘었는가.

이 질문들에 당원들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각자의 판단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통합을 말하면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여당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정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당은 충성심을 시험하는 시험장이 아니다.

더구나 민주당이라는 이름에는 **‘민주’**라는 두 글자가 들어 있다.

민주주의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박수치는 제도가 아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 남아 끝까지 말하고 싸우고 타협하는 제도다.

그래서 나는 오늘 김민석 대표의 말에서 김지용 한 사람보다 훨씬 큰 문제를 본다.

김용민을 빼면 그 다음은 누구인가.

추미애인가.

박주민인가.

또 다른 누군가인가.

대통령의 정책에 이견을 말하는 의원인가.

당대표에게 쓴소리하는 당원인가.

그렇게 하나씩 빼기 시작하면 마지막에는 누구만 남는가.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뺄셈의 정치가 아니다.

밖에는 싸워야 할 상대가 이미 충분하다.

안에서까지 적을 만들어낼 이유가 없다.

김민석 대표가 지금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누가 여당을 떠나야 하는가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당을 합치고 있는가, 갈라놓고 있는가.

그리고 민주당 역시 이제 그 질문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현재의 지도체제가 이 갈등을 수습할 수 있는가.
아니면 어느새 지도체제 자체가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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