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을 살기 위해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던 여자의 최후
타인으로 살기
길에서 주운 신분증 하나가 한 여자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바꾸려다 들통이 났지요. 주인공은 멀쩡한 성인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주운 신분증의 주인은 자신보다 무려 15살이나 어린 사회 초년생이었습니다.
"화장 전후가 다른 거 아시잖아요?"
'견물생심'이라 했던가요. 처음엔 남의 신분증으로 휴대폰을 개설해봤는데, 어라? 이게 됩니다. 자신감이 붙은 그녀는
급기야 은행 창구까지 달려갔습니다.
"본인
맞으세요?"
아뿔싸, 미처 대비하지 못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했습니다.
"원래
여자들은 화장했을 때랑 안 했을 때랑 얼굴이 다르잖아요!“
뾰루퉁하게 찡그린 얼굴로 위기를 모면한 그날, 그녀의 간은 더 부어올랐습니다. 이왕 타인의 인생을 살 거라면 더 철저해져야겠다고 결심한 것이죠. 그때부터 그녀는 '보톡스'에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이 들기 싫은 마음, 우리 중에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서인지
요즘 안티에이징 시장은 무섭게 커지고 있습니다.
보톡스가 이미 일상이 된 지금,
사람들의 시선은 이제 '끝판왕'이라 불리는 줄기세포 시술로 향하고 있습니다.
가격 또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하니, 광고에 혹하기 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의술의 발달은 보톡스를 거쳐 줄기세포를 이용해 젊어지는 것을 넘어 이제
죽음을 극복하려는 단계까지 닿아 있습니다. 가당한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이미
우리는 '100세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다시 그 여자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보름씩 집에 틀어박혀 거울을 보던 그녀의 마음을 떠올려 봅니다. 범죄는 비난받아 마땅하나, 젊어진 자신의 모습에
쾌재를 불렀을 그 마음만은 짐작이 갑니다.
어쩌면 그녀는 거울 속 젊어진 얼굴을 보며 자신의 죄의식까지 자연스럽게 지워버렸던
게 아닐까요?
거대한 산업이 된 안티에이징의 물결 속에서, 그 혜택을 남을 속이는 데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신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노아의 방주'를 내리실지도 모릅니다.
겉모습을 젊게 만드는 보톡스보다, 우리 삶을 진짜 웃게 만드는 에너지가 더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문득 한국의 범죄 또는 느와르 장르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던 삽화가 떠오릅니다.
삐뚤빼뚤 큼지막하게 벽에 써놓은 글씨,
“차카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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