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앞으로 흐를 뿐이다

지방선거 이후.......




도도히 흐르는 강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어진 물길을 따라 흐를 뿐이다.

그것은 중력의 법칙이요, 자연의 이치다.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는 것 또한 자연스럽다. 밀려나는 물이 뒤돌아 서서 밀어내는 물과 싸우지 않는다. 순응할 뿐이다.

거스르면 물은 뒤집히고 흙탕물이 된다. 물론 굽이진 물길에는 때때로 소용돌이가 생긴다. 그러나 그것은 강의 본류가 아니다. 잠시 나타났다 사라질 뿐이다.

엊그제 지방선거가 있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치러진 이번 선거를 두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긴 듯 진 선거

진보진영을 향한 평가다.

그러나 나는 선거 결과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를 말하고 싶다.

이번 선거는 애초에 패배해서는 안 되는 선거였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상대가 없는 선거였다.

국민 앞에 스스로 무능을 드러내고도 반성하지 않는 세력, 지도자의 자격을 의심받고도 내부에서 단 한 사람의 책임 있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집단을 상대로 무엇을 다투겠는가.

이번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국민은 환호하지 않았다.

왜인가.

국민이 보고 싶었던 것은 승리가 아니라 미래였기 때문이다.


이재명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가

한 가지 분명히 해두자.

이재명 정부는 우연히 탄생한 정부가 아니다.

계엄 논란 하나만으로 만들어진 정권도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랜 세월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살아온 정치인이다.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준비된 사람이다.

좋든 싫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재명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진보진영의 차세대 지도자들은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국민은 지금 그것을 묻고 있다.


권력은 승계되는 것이 아니라 증명되는 것이다

정치는 계보로 이어지지 않는다.

권력은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진보진영 곳곳에서는 증명보다 줄서기가 먼저 보인다.

행정 경험도 부족하고, 국가 운영에 대한 비전도 검증받지 못한 사람들이 벌써부터 차기 권력을 이야기한다.

국민은 그런 모습을 보며 피로감을 느낀다.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1년.

해야 할 일은 차기 대권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성과를 쌓는 것이다.

서울시장이든, 광역단체장이든, 장관이든.

국민 앞에서 검증받을 수 있는 자리에서 먼저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그 과정 없이 “나도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욕심이다.


통합을 말하면서 분열을 만드는 사람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문제는 분열이다.

국민은 통합을 요구하는데 정치인은 당권을 계산한다.

국민은 협력을 요구하는데 정치인은 세력을 계산한다.

국민은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정치인은 공천을 이야기한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

승리하고도 박수를 받지 못하는 정치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패배다.


문재인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

문재인 정부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인가.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정치는 결국 그것을 실행할 사람의 문제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를 만들어도 책임 있게 운영할 사람이 없다면 모든 것은 무너진다.

정치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결단력이다.

'1인1표제'라는 좋은 그릇을 빚어놓고도 그 안에 아무 것도 담지 못한 지도자는 변명하지 마라

큰 소리로 떠드는 왈패들에게 끌려간 지도자는, 아무리 모두를 아우르려 그랬다고 변명해도 무능하다

국민은 우유부단함에 더 이상 감동하지 않는다.

원칙 없는 중립에도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정치가 필요한 순간에는 정치가가 나서야 한다.


강물은 멈추지 않는다

강물은 앞으로 흐른다.

멈춰 있는 물은 썩는다.

흐르는 물만이 살아 있다.

지금 진보진영에 필요한 것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공로가 아니다.

당내 서열도 아니다.

친소관계도 아니다.

오직 실력과 비전, 그리고 국민의 신뢰다.

그것이 없다면 강물은 새로운 물길을 찾을 것이다.

국민은 언제나 미래를 선택한다.

과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는다.


마지막 경고

권력은 국민이 잠시 맡겨 둔 것이다.

착각하지 말라.

정권은 국민의 것이지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

지금도 수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일상을 멈추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눈 내리는 밤,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나라를 지키겠다고 외쳤던 사람들의 희생이 오늘의 정부를 만들었다.

그들이 바란 것은 자리 나눠먹기가 아니었다.

그들이 바란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이었다.

그러니 명심하라.

국민은 기다려 줄 수는 있어도 영원히 용서하지는 않는다.

강물은 앞으로 흐른다.

그리고 시대는 늘, 준비된 사람의 편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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